23콤마
 
 
한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 번개불빛은 순간이지만 그 섬광은 다른 불빛에 비할수 없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장군님께서 어느 한 영화의 작업필림을 검토하실 때 있은 일이다.
영사화면에서는 그이께서 며칠전에 보아 주시고 잘 되였다고 평가하신 장면이 흘러가고 있었다.
창작가들은 작품의 세계에 잠겨 화면과 음악을 감상하였다.
이때였다.
<가만, 영사를 멈추시오.>라고 하시는 그이의 음성이 조용히 울리였다.
이어 영사가 멎고 합성록음실에 불이 켜졌다.
(웬일일가?) 창작가들은 의아하여 서로 얼굴만 쳐다 보았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주인공이 병실에 들어와 우는 장면에서 화면과 음악이 잘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시였다.
순간 창작가들은 모두 어리둥절하였다.
(무엇때문일가?)
그이께서는 연출가에게 작업필림을 만드는 과정에 혹시 화면이 잘리우지 않았는가고 물으시였다.
연출가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영화의 완성단계에서 매 화면을 한콤마, 한콤마 재면서 편집작업을 한 그로서는 도무지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그이께서는 이번에는 작곡가에게 물으시였다.
<작곡가동무, 어떻습니까? 첫 작업필림을 볼 때와는 다른 감촉을 느끼지 못했습니까?>
작곡가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자기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다.
<아닙니다. 분명 화면이 몇콤마 잘리웠습니다. 찾아보시오.> 그이께서는 확신에 넘쳐 이렇게 이르시고 자리를 뜨시였다.
온 창작단이 몽땅 떨쳐나 밤을 꼬박 새우며 잔척필림무지를 뒤지였다.
그러는새에 새벽이 푸름푸름 밝아 왔다.
이때 돌연 <찾았다!>라는 환성이 들려 왔다.
연출가의 손에 들린것은 한메터도 채 안되는 23콤마짜리 토막필림이였다. 편집과정에 잘리운것이 틀림없었다.
(과연 이 필림일가?) 더 찾아보았으나 다른 필림토막은 없었다.
창작가들은 하는수 없이 23콤마짜리 필림을 련결하여 편집을 다시 하였다.
그때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 다시 나오시였다.
<그래 필림을 찾았습니까?>
<겨우 23콤마짜리밖에…>
<어디 봅시다>
곧 그 장면이 상영되였다.
영사가 끝나자 그이께서는 가볍게 무릎을 치시며 기쁨을 금치 못하시였다.
<됐소! 끝내 찾아냈구만, 수고들 했습니다. 이제야 화면과 음악이 꼭 들어맞습니다.>
참으로 이것은 번개불의 섬광과도 같이 미세한 착오도 순간에 드러내보이는 비상한 예지를 지니지 않고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였다.
이런 일화는 무수하다.
전문작곡가도 무색할 정도로 영화음악에서 반음차이와 누구도 감촉하지 못한 미세한 잡음도 순간에 포착하시는 그이!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이렇듯 비상한 감각과 포착력 그리고 그 어떤 문제든지 한순간에 꿰뚫어 보시고 바로 잡는 예지를 지니고계신다.